소설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영화관에가고, 친구집에 놀러가서 자고, 캠핑을 다니고 했습니다. 3년뒤에 고등학교 입학시험이 있었는데 수학, 과학때문에 좋은학교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아버지의 모교에 시험치라고 했습니다. 보기좋게 떨어졌습니다. 아버지는 이번에도 검정고시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검정고시를 해서 6개월만에 합격하였습니다. 저는 그래도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고등하교에 가지말고 대학시험을 보라고 했습니다.
할수 없이 대학시험을 쳤습니다. 아버지는 일류대학인 아버지의 모교에 시험을 치라고 했습니다. 또 떨어졌습니다. 나는 고등학교에 시험을 치겠다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정그러면 쳐봐라 하고 쳐봤는데 거기도 떨어졌습니다.
친구들은 모두 고등학교에 가서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데 나는 도대체 이게 뭡니까?
제일 화가나는것은 나도 여학생친구 사귀고 싶은데 도대체 이게 뭐냔말이죠.
할수 없이 고교진학 포기하고 재수학원에 다니면서 대입시험공부를 했습니다. 재수생들은 모두 패배의식에 젛어 있었으며 담배도 피우고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생활이었습니다. 1년뒤에 대학시험을 보았는데 또 1차, 2차 모두 떨어졌습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사회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죽고 싶었습니다.
초등학교때 좋아했던 여자아이를 길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만나자고 하니까 대학에 가면 만나주겠다 하더군요.
도대체 이놈의 입시지옥! 저는 진짜 죽고 싶었습니다. 이런세상에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강에 투신자살하기로 하고 버스를 탔습니다. 집이 수유동이었는데 광화문쯤 왔는데 갑자기 메스껍고 구토가 나왔습니다.
가던 길을 돌려서 집에 온후 병원에 가니까 의사선생님이 빨리 큰병원에 가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 할 수도 있다고...
큰병원에 갔더니 급성간염인데 며칠을 못 넘길수 있다고...
중환자실에 갔는데 옆에 환자들이 죽어서 시체실에 운반되는것이 보였습니다.
갑자기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죽고는 싶었지만 그래도 시체실로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갑자기 살고 싶단 욕망이 생겼습니다.
"하느님! 살려주세요. 제발..."
의사 간호사분들의 배려와 부모님, 할머님의 간호와 살야야겠다는 의지로 며칠을 넘겨 겨우 고비를 넘겼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화병에 상사병까지 났던 모양입니다.
병실에 누워있는데 때는 3월이었고 창밖에는 눈발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자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멋진 교복의 예쁜 여자아이들...
저의 청소년시절은 이리도 암울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입시지옥에 우리 아이들을 다시 살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2020년 4월30일
토론토 자유의 기수
(3편에 계속)